시 * 낭송시

별이뜨는 소나무숲길

발길 머문는 곳 2010. 7. 1. 13:40

 

 <시>

별이뜨는 소나무 숲길

 

다도해가 펼쳐지는 땅 끝 마을에도

진달래 지천으로 피어나고

청보리 누룻누룻 익어갈 때면

뻐꾸기는 목이 쉬도록 울어댄다.

 

새 봄의 청솔가지에는

내 가난한 유년의 추억들이

어린 짐승처럼 송골송골 맺혔다.

 

별빛 받아 따 낸 파래.미역.매생이

광주리에 가득 담아 이고

오일장 송지장을 보러

시오 리 길 딱골재를 걸어가는

어머니의 가픈 숨소리가

파도처럼 밀려오고

 

남녘땅 소장수가

코뚜레 없는 송아지 떼를 몰고 가다

목이 마르고 숨이 차서

딱골재 소나무 숲속에서

잠시 숨을 고르고

코를 골며 쉬어가는 곳.

 

삼 년 가뭄을 이겨낸

낙타 등같이 흰 아버지가

도둑막둥 자갈길을 터벅터벅 걸어오며

바지개에 지고 온 청솔가지에는

어린 보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

어머니의 눈물샘을 마시고 있었다.

 

정경완 시인   시집 <제2집 별이뜨는 소나무 숲길>중 1편

 

    작가상  작품상 수상작
 * 제2집 * 별이뜨는 소나무집
    시인     정경완  
                       *옮긴글*