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시>
별이뜨는 소나무 숲길
다도해가 펼쳐지는 땅 끝 마을에도
진달래 지천으로 피어나고
청보리 누룻누룻 익어갈 때면
뻐꾸기는 목이 쉬도록 울어댄다.
새 봄의 청솔가지에는
내 가난한 유년의 추억들이
어린 짐승처럼 송골송골 맺혔다.
별빛 받아 따 낸 파래.미역.매생이
광주리에 가득 담아 이고
오일장 송지장을 보러
시오 리 길 딱골재를 걸어가는
어머니의 가픈 숨소리가
파도처럼 밀려오고
남녘땅 소장수가
코뚜레 없는 송아지 떼를 몰고 가다
목이 마르고 숨이 차서
딱골재 소나무 숲속에서
잠시 숨을 고르고
코를 골며 쉬어가는 곳.
삼 년 가뭄을 이겨낸
낙타 등같이 흰 아버지가
도둑막둥 자갈길을 터벅터벅 걸어오며
바지개에 지고 온 청솔가지에는
어린 보살들이 주렁주렁 매달려
어머니의 눈물샘을 마시고 있었다.
정경완 시인 시집 <제2집 별이뜨는 소나무 숲길>중 1편
작가상 작품상 수상작 * 제2집 * 별이뜨는 소나무집 시인 정경완 *옮긴글*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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