시 * 낭송시

억새꽃 (시인 )정경완

발길 머문는 곳 2011. 4. 30. 14:08

 

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    억새꽃     시인 정경완

 

   ~빈손~           

가을 산에는

노을빛 억새들이

바람에 나부끼고 있다.

 

부지런한 농부들의

땀 흘리는 모습을 보고

억세게 자라온 너는,

빈 들녘의 바람처럼

농부들의 시름을 핥고 가려는가.

 

하늘을 나는 철새 처럼

가벼운 깃을 활짝 펴고

육신에 남아 있는

한 방울의 눈물 마저

바람에 날리며 떠나려 하는가.

 

가을 산에는

은빛 철새들이

가슴을 하얗게 물들이며

빈손의 축복에 잠겨 있다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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